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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의 세설신어(85)] 예절은 높고 낮음이 구별된다(禮別尊卑 )

경북문화신문 기자 / gmi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5월 09일
↑↑ 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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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의 주석에 “선왕이 오례를 제정하여 조정에는 임금과 신하의 의식이 있고 가정에는 부모와 자식의 윤리가 있어서, 부부·장유·붕우의 등속에 이르기까지 모두 높음과 낮음의 구별이 있다.[先王制五禮 朝廷有君臣之儀 家庭有父子之倫 以至夫婦長幼朋友之屬 皆有尊卑之別]”라고 하였다. 부부나 친구나 사회적인 관계나 모두 예절로 질서를 구분한다. 예의를 표하는 것을 ‘인사(人事)’라고 하는데, 이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란 뜻이다. 고개만 까닥이는 것이 인사가 아니다.

禮(예절 예)는 희생물을 얹어 제사를 지내는 제단의 모양을 본뜬 示(보일 시)와 풍성하게 음식을 가득 쌓아둔 풍(豊)이 합쳐진 글자이다. 제단에 음식을 쌓아두고 제사의 예를 갖춘 상황을 본떴다. 예는 기본적으로 신에게 드리는 예로부터 시작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글자이다. 豆(그릇 두)는 마른 음식을 담는 그릇의 모양을 본떴다. 간혹 ‘콩’의 의미로도 쓰이는데, 이는 豆는 주로 콩을 담는 용도 썼기 때문이다. 서리태나 흑태의 경우처럼 콩이라는 뜻을 가진 太자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만 ‘콩’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알곡식 중에서 가장 크다는 뜻이다.

別(나눌 별)은 另(헤어질 령)과 刂(칼 도)가 합쳐진 글자이다. 另는 冎(뼈 바를 과)가 변한 형태로 뼈와 살이 분리된 상태를 이른다. 여기서 뼈에서 살을 분리하는 칼의 모양인 刂를 합쳐 ‘나누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중국에서는 부부에게 배[梨, 배 리]를 선물하는 것을 꺼린다. 이는 梨자가 ‘헤어지다’는 뜻을 가진 ‘離’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尊(높은 존)은 酋(우두머리 추)와 寸(마디 촌)으로 구성되었다. 酋는 술을 담아 두는 항아리[酉 : 그릇 유]의 모습과 잘 익은 술향기가 위로 퍼지는 모양인 八이 합쳐진 글자이다. 그리고 寸은 손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손으로 술잔을 들어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본떴다. 尊은 원래 ‘술동이’라는 뜻으로 쓰이다가, 이후 손을 받들어 술을 받쳐야 하는 지위가 높은 대상인데서 ‘높다’는 뜻으로 쓰였다. ‘술동이’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준’이라고 발음하여 구분하였다.

卑(낮을 비)는 손[寸]으로 사냥도구[甶]를 쥐고 있는 모습을 본뜬 글자이다. 사냥을 하는 천한 일을 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지위나 신분이 ‘낮다’는 의미로 쓰인다. 鬼(귀신 귀)의 윗부분과 동일한 형태를 가졌지만 鬼는 얼굴에 가면[甶]을 쓴 사람[儿]의 모습을 본뜬 글자로 시작이 전혀 다른 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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