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우동식 청소년문학교육평론가 |
ⓒ 경북문화신문 |
|
경북문화신문에 청소년 문학 자녀 진로‧인성 독서 처방인 ‘소설로 어루만지다’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역의 학생과 학부모에게 실효성 있는 독서 처방으로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 신문사의 취지입니다. 본 연재에 앞서 그 취지에 대하여 간략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청소년 소설’의 가치와 효용문학작품은 급격한 신체적 성장과 지적, 정서적 성숙을 가져오는 청소년들에게 ‘정서의 영양제, 정서의 치료제’일 뿐만 아니라, 유의미한 간접 체험을 제공해 주는 자료의 하나입니다. 그것은 그들의 발달 과업이라 할 자아정체감(ego identity) 형성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동일시(identification)라 할 수 있는 바, 문학을 통한 동일시는 ‘가장 실효성 있는 인간 교육의 구체적 방안’ 중의 하나이겠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소설, 특히 또래 생체험을 주요 제재로 다루는 청소년 소설 중심의 청소년문학은 그들의 삶의 문제에 다가가는 최적의 자료라 할 것입니다. 청소년 문학이란 ‘청소년의 경험을 청소년의 관점에서 청소년 독자를 염두에 두고 창작되며 감상되는 문학’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여기에 청소년문학의 가치와 효용성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실효성 있는 독서 처방은 학생·학부모 독서 병행되어야 현재 우리 교육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진로교육과 인성교육이며, 그 공통 목표는 학생의 행복한 삶에 있습니다. 그런데 학생의 행복을 목표로 하는 다양한 진로와 인성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독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로 설정과 인성 함양을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간접 경험이 중요한데, 그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독서’입니다.
우선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미 성공한 저자나 책 속 주인공으로부터 진로코칭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진로를 탐색해 가는 과정에서 궁금해하는 것들을 책 속의 경험담을 통해 자세히 풀어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주인공으로부터 인성코칭을 받는 효과도 있습니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다양한 사건과 인간관계를 통하여 인간의 고뇌와 성공, 강점과 약점, 선과 악, 희로애락 등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의 행동과 환경, 결과를 생각해 보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서 무엇이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가를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제가 제언하고자 하는 것은 청소년문학 작품이 진로‧인성 지도 자료로서 실효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학생과 더불어 학부모들의 독서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교육에 있어 학부모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 제언은 특히 학부모로서 어머니의 비중이 높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데 그 필요성이 있습니다.
미성년자인 중‧고등학생들은 의사 결정에 있어 많은 경우 학부모의 영향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청소년문학 작품에서도 청소년의 문제는 어른, 곧 부모의 문제로 연계되어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만큼 청소년들의 자율적인 의사 결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이해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긴 안목으로 보아 부모와 자녀가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는, 진정한 홀로서기 관계의 정립이 바람직하며, 그것은 양쪽 모두가 행복해지는 원리이기도 합니다. 이런 연유로 학부모들이 청소년문학 작품을 읽고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도와줄 마음의 준비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자녀의 꿈이 부모의 강압이나 조정에 의한 꿈이라는 것을 시사해 주는 박완서의 「꼭두각시의 꿈」이라는 소설과 어느 방송사에서 방영했던 ‘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상징적으로 드러난다할 것입니다.
앞으로 '소설로 어루만지다'를 통해 청소년들의 인지적·정의적 관심사의 영역인 나(자아정체성‧진로‧개인적 인성), 가족, 친구(우정)와 사랑, 사회(도덕성‧사회적 인성)를 주제로 개별 작품론을 연재해 나갈 계획입니다. 경북문화신문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편집자주>
우동식 청소년문학교육평론가는 27년의 국어교사를 거쳐 구미의 해마루중(초대)과 형남중 교장으로 정년 퇴임했다. 그는 32년 교직에 있는 동안 문학교육평론가이자 진로독서지도사로서 줄곧 청소년문학 독서교육에 열중해 왔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은 그의 저서 『청소년의 아픈 자리, 소설로 어루만지다』(정인출판사, 2016)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의사가 처방전에 추천할 약을 조제하듯이 청소년에게 소설을 처방하고 있다. 그는 현재도 개인연구소 통해 신간 청소년 소설들을 읽고 지도 자료를 축적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