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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③]미술동호회 뷰(VIEW)
“그림은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
안정분 기자 / 입력 : 2019년 11월 25일(월) 10:17
"예갤러리, 초대작가·미협소속 회원에게만 열려 있어
아마추어에게 여전히 문턱 높아" 
ⓒ 경북문화신문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로 가끔은 행복하기도 해요. 그런데 또 어떤 때는 어딘가에 갇혀 있는 기분이 들어요.”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김지영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대사다. 굳이 페미니스트가 아니더라도 아이를 키우는 전업맘, 여성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주부들이 도서관이나 문화센터의 문화강좌에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이들에게는 일상의 탈출구가 되기 때문이다.

주부들이 처음에는 일상의 답답하고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붓을 잡기 시작한 것이 어느새 작품전을 여는 수준으로 발전, 올해로 12년째 전시회를 열고 있는 미술동호회 ‘뷰(VIEW)(회장 정경연)’. 이제 이들에게 그림은 취미 이상의 일상이 됐다. 작업이 한창인 화요일 오후 뷰화실(구미시 남통동 위치)을 찾았다.

“처음에 도서관 강좌를 통해 그림을 배웠어요. 하지만 도서관은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다 과정을 계속 이어가기에 한계가 있었어요. 우리들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했던 거죠. 그러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2008년 그림을 좋아하는 주부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된 뷰동호회는 현재 40대중반부터 60대중반까지 연령대의 주부 9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회원들은 회비로 작업할 공간을 임대하고 전문 강사도 초빙하는 등 취미활동을 넘어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들에게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 된다.

“아이들이 크고 여유가 생기니까 ‘빈 둥지 증후군’이란 것이 오더라고요. 예전부터 막연하게 하고 싶었던 그림을 하니까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되고 잡념도 없어졌어요.” (김형선)
“아이들만 키우니까 바보가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문화센터, 도서관 등에서 한글, 서예, 사군자 등 끊임없이 배웠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나만을 위한 공간이 갖고 싶어졌고 우연히 동호회 간판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림을 못 그리니까 학교 다닐 때는 미술시간이 너무 싫었는데 우연히 지인의 집에 걸려있는 유화작품을 보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곳에 오면 시간이 너무 잘 가요. 보통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평균 4시간정도 머무는데 그 시간이 너무 행복해요.”(신경숙)
“아이들이 많다보니 나만의 돌파구가 절실했어요. 지인의 소개로 이곳에 오게 됐는데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가족우선시에서 나를 우선시 할 수 있는 시간이죠. 무엇을 보고 그리는 것보다 내 생각을 그릴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아요. 길을 걷다가 생각나면 습작을 해놓고 그리기도 해요.”(박주현)

“정년퇴직 후 2,3년 지나니까 우울증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곳에서 취미에 빠지니까 시간가는 줄 모른다”, “통통 튀는 성격인데 그나마 그림을 그릴 때 안정이 된다”, “60대가 되면 할 것이 없는데 취미에 빠지니까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그림을 그린다니까 남편들이 더 뿌듯해한다” 등 그들이 그리는 유화, 수채화, 아크릴, 파스텔 등의 주제만큼 동기나 만족도 또한 다양하다.
↑↑ 미술동호회 12회 '뷰(VIEW)展'
ⓒ 경북문화신문

회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회원들은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화실에 머물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1년에 완성하는 작품은 7~8작품. 회원들 중에는 전공자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취미로 한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수준급의 실력을 자랑한다. 그들의 수상경력이 이를 반증한다. 국선 등 각종 공모전에서 입선한 회원도 다수다. 회원들은 그림을 그리다보면 지치기도 하는데 때로는 수상소식이 용기를 북돋아 주는 등 화실의 활력소가 된단다.

회원들의 또 다른 활력소는 매년 전시회를 여는 것.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구미문화예술회관 제2전시실에서 열두번째 전시회 '뷰(IEW) 전'을 열었다. 1년 동안의 작품을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시민들과 감성을 나누며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회원들의 앞으로의 바람은 1년에 3,4회 전시를 하는 것. 하지만 구미시의 전시공간이 마땅치 않아 쉽지 않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정경연 회장은 “구미는 문화의 불모지라 할 정도로 전시 장소에 제약이 많이 따른다. 예를 들면 예갤러리는 아마추어에게는 문턱이 너무 높다. 초대작가나 미술협회 회원들에게는 열려있다. 시민을 위한 공간이라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구미에 숨어있는 동아리들이 밖으로 나와서 활동할 수 있도록 아마추어에게도 똑같이 문화적 혜택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술동아리 뷰 회원모집 문의 010-3879-5172>
↑↑ 미술동호회 12회 '뷰(VIEW)展'
ⓒ 경북문화신문

안정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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