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코로나19로 집에서 전쟁중인 아이들과 행선지도 정하지 않고 무작정 차를 끌고 나왔다. 만만하게 갈 수 있는 곳도 막혀있는 요즘, 며칠 전 소개받은 월류봉(충북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이 생각나 김천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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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류봉은 달이 머무르는 봉우리라는 뜻의 한천팔경의 제 1경이다.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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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제는 ‘자연’이라며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 움직이니 산, 나무, 물, 그리고 기차역을 볼 수 있었다. 신호대기 중 흥미로운 곳을 봤는데 추풍령역과 마주보는 급수탑이다. 오늘의 행선지가 아니기에 짧게 지나쳐왔는데 사각형 모양의 우뚝 솟은 급수탑은 앤틱한 풍경을 만들어주는 추풍령역의 마스코트 같았다.
그렇게 한 시간쯤 달려 도착한 월류봉은 우선, 주차시설과 공중화장실이 잘 되어 있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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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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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택한 날은 오전에 비가와서 산 밑으로 자욱한 물안개를 기대하고 갔으나, 보통날의 오후와 같았다. 광장으로 나와 처음 바라본 월류봉의 모습은 확 트여 광활하고, 산과 물의 기막힌 조화를 이루는 곳이 바로 여기 ‘월류봉’ 이구나 라고 느낄 수 있었다.
월류봉은 달이 머무르는 봉우리 라는 뜻으로 한천팔경의 제 1경이다. 여기서 한천팔경은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월류봉의 여덟 경승지를 일컫는데, 우암 송시열선생이 강학을 하며 머물던 한천정사에서 이름을 땄다고 전해진다. 절벽산 아래에 금강 상류의 한 줄기인 초강천이 흐르고 있는데 이곳에서 보는 달밤의 정경 또한 최고라고 한다.
이렇게 간단히 라도 월류봉을 알고 간다면 아이들과 대화할 때 어깨가 으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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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장이 공사중이라 정면 컷을 제대로 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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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단점을 찾자면 광장이 공사 중이라 정면 컷이 조금은 완벽하지 못했다. 광장에서 우측으로 가면 월류정을 가까이 볼 수 있게 내려갈 수 있는 길과 다리를 만들어 놨는데 이 또한 우리에겐 허락되지 않아 방향을 틀어 좌측 둘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산세를 보며 걷는데 문득 시골에 계시는 우리 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정겨운 시골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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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모양 같은 크기의 돌로 만들어진 징검다리. 이 다리를 건너면 등산코스가 시작된다.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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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을 조금 걸었을까, 우측으로 초강천을 건널 수 있는 돌로 만들어진 징검다리가 있다. ‘이 징검다리가 자연적으로 생겼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다리를 건너는데 네잎크로버를 생각나게 하는, 등산객의 편의를 위해 제작된 징검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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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기별로 쌓은 돌탑. 무너지지 않게 쌓는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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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행선지는 돌다리를 건너 본격적인 등산코스가 시작되기 전 끝이 났다. 경사가 지고 미끄러울 수 있어 아무런 준비 없이 온 우리의 안전을 위해 또 다른 풍경을 담는 건 포기했지만, 꽝꽝 얼어있는 얼음에 돌을 던지며 얼음 위를 신나게 달리며 납작한 돌멩이로 돌탑을 쌓으며 오랜만에 코로나19를 잊고 아이들과 재미난 놀이를 하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월류봉의 4계절 풍경을 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새로운 계절을 기다리며 다음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