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구미시 고아읍의 한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외부 1층에서 자신의 아파트를 올려보다 깜짝 놀랐다. 베란다 한쪽 실외기에 축구공만한 크기의 벌집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실외기는 자주 들여다보지 않는 곳이라 이렇게 커다란 말벌집이 매달려 있을 줄 몰랐어요”
A씨는 119에 곧바로 신고를 해서 제거작업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벌들이 또 다시 집을 찾아와 짓기 시작했다며 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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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시 한 공원에 자리잡은 벌집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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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소방관계자에게 문의한 결과 고층건물에 자리한 말벌 집 제거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고층아파트의 외벽 같은 경우, 로프를 타고 내려가 말벌 스프레이를 쏘는 형식으로 작업을 해야 한다”며 “게다가 고층 처마 아래에 매달린 벌집 제거는 시야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어 전문가에게도 매우 위험한 케이스라서 물대포를 이용해 제거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살충제 사용을 하지 못해 또다시 찾아와 집을 짓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올 9월 들어 말벌 집 제거 관련 출동이 구미시에서만 250여 건에 육박했고 앞서 이달 초 전남 여수시에서 50대 남성이 말벌에 쏘여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지는 등 올해 최소 5명이 벌에 쏘여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2003년 발견된 이래로 빠르게 번식해 도심 포함, 전국 곳곳에서 발견 되고 있는 일명 ‘꿀벌킬러’로 불리는 등검은말벌은 꿀벌에 대한 공격성이 토종 말벌보다 높아 양봉 농가 최대의 해충이자 생태계교란종로 분류되어 농가피해가 막대하다고 한다.
소방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벌의 활동이 극도로 왕성해지는 시기인 9월 추석 전후로 관련 사고가 급증하며 특히 말벌 집 제거 출동은 전국 연간 14만 7,000여 건으로, 2년 연속 가장 많은 119 구조대 출동 요인이라고 한다. 매년 벌 쏘임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는데다가 또 다른 불청객 ‘등검은말벌’의 기하급수적 개체번식으로 인한 생태적, 경제적 피해가 늘어남에따라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방제를 위한 당국의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