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가 밀렸다고 오늘 아침 갑자기 전기를 내렸습니다. 당장 장사를 해야 하는데 난감합니다. 장사가 안되다보니 임대료를 낼 수 없는 형편이라 대출이라도 받아서 임대료를 내려고 서류를 준비하고 있는데 예고도 없이 단전을 시켰습니다.”
지난해 5월 구미역사 상업시설에 입주한 A씨는 장사가 되지 않아 4개월째 임대료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운영업자인 보성측이 지난 4일 오전 9시경에 계약위반이라며 전기를 끊은 것이다.
하지만 A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고 임대료를 제때 내지 않았다고 단전을 시켰다. 공실로 인한 냉난방 가동 중단, 주차장 부분 개방 등으로 영업 손실을 보았다. 임대료를 내지 않은 것도 잘못이지만 이 또한 분명히 계약위반”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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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구미복합역사 상업시설 1층 주요통로가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다.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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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복합역사 상업시설 1층 주요 통로는 자물쇠로 잠겨져있다. 안내문에는 ‘공사중 옆문을 이용하세요’라고 쓰여 있지만 사실 1, 2층의 상가가 비어있어 관리를 위해 문을 잠궜다는 상인들의 말이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왜냐하면 주변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상업시설은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4만1200㎡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구미역사 내 상업시설이 모두 채워진 적이 없었다. 현재는 빈 점포가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빈 점포로 인해 건물 난방이 되지 않는 등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구미복합역사의 정상영업이 지지부진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상인들의 몫이 되고 있다. 매년 피해상인들만 양산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상인들 사이에서는 구미복합역사가 상인들의 무덤으로 통하고 있다. 상인들은 코레일이라는 공기업을 믿고 부푼 꿈을 안고 들어왔다가 영업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빚더미에 올라앉아 결국 거리에 나앉는 신세가 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임대료와 관리비에 못 이겨 결국 손해를 보고 나왔다는 상인 B씨는 “지난 몇 년간의 보성측의 운영행태를 보면 구미복합역사 활성화은 물론 전차인과 공생의 의지도 전혀 없다”며 “말로는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정상화를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임대료를 내지 않으면 무조건 계약위반, 계약해지에 이어 명도장을 보내는 악덕기업”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운영업자인 보성측은 구미역사 상업시설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코레일측 관계자 역시 “영업정상화에 대한 공기업의 관리 책임에 대해 묻자 운영사업자에게 위임한 상태라 어떻게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보성측과 협력해서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구미복합역사가 상인들의 무덤으로 전락하면서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미의 랜드마크가 돼야할 구미역사가 텅텅 비어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구미복합역사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 또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역사 내 빈 공간이 우범지역으로 전락하는가 하면 편의시설이 마땅치 않아 이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