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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김정희(金正喜)의『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에 화제를 쓴 그림이다. 우리나라의 서화사(書畵史)에서 서화(書畵)의 경계를 해체하면서 고도의 이념미를 전적으로 필획과 묵색으로 구가한 이로 김정희가 꼽히며, 그의 작품 중에서도『불이선란도』는 최고의 완숙미를 갖춘 작품이다. 혹자는 세한도(歲寒圖)를 앞세우기도 하지만, 시, 서, 화의 혼융을 삼절(三絶)로 하여 이것을 완전히 보여준『불이선란도』와는 성격이 다르다. 더구나『불이선란도』는 추사체가 농익어 소위 일 비학(碑學)과 이 첩학(帖學)의 성과가 혼융, 완성되는 말년의 작품이자 서예적 추상성과 불교의 선적인 초월성의 결정체이다. 우선 작품의 구성을 보자.『불이선란도』는 이름 때문에 습관적으로 난초에 눈이 가게 되지만 글씨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그 이유는 한 뿌리의 난 그림을 둘러싸고 제시(題詩)와 다수의 발문(跋文), 자호(自號)와 다양한 인문(印文)의 낙관(落款)이 있기 때문이다.『불이선란도』는 난을 먼저 그린 후 제발(題跋)을 했는데, 보통 아래와 같은 순서로 풀어낸다.
▶김정희(金正喜)의『불이선란도』에 화제를 씀
不作蘭花二十年, 偶然寫出性中天, 閉門覓覓尋尋處, 此是維摩不二禪. 난을 치지 않은지 20년, 우연히 본성의 참 모습을 그려냈구나, 문 닫고 찾고 또 찾은 곳, 이 경지가 바로 부처의 제자 유마(維摩)의 불이선(不二禪)일세.
若有人强要爲口實, 又當以毘耶無言謝之. 曼香. 어떤 사람이 강요하면 구실을 삼아, 마땅히 인도의 비야리성(毘耶離城)에 살던 유마(維摩)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과 같이 사절하겠다. 만향 김정희.
始爲達俊放筆, 只可有一, 不可有二. 仙客老人. 처음에는 집에 심부름하는 달준에게 주려고 그린 것이다. 다만 하나만 그릴 수 있을 뿐이지, 둘은 있을 수 없다. 선로노인 김정희.
以草隸奇字法爲之, 世人那得知, 那得好之也. 謳竟又題. 초서와 예서, 기이한 글자를 쓰는 법으로써 그렸으니, 세상 사람들이 어찌 알 수 있으며, 어찌 좋아할 수 있으랴. 구경 김정희가 또 쓰다.
吳小山見而豪奪, 可笑. 소산(小山) 오규일(吳圭一)이 보고 억지로 빼앗으니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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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의『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