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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란을 헤치며》류성룡 편첩·박상수 번역, 내를 건너서 숲으로, 2023.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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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문화신문 본지에서 세설신어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박상수 한학자가 임진왜란 당시 서애 류성룡이 명나라 장수들로부터 받은 편지와 시화를 모아 편첩한 《당장서첩》, 《당장시화첩》을 탈초하고 우리말로 국역해 ‘류성룡, 전란을 헤치며’를 출간했다.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은 퇴계 이황의 문인으로 본관은 풍산(豊山), 자는 이견(而見), 호는 서애(西厓)이다. 1592년 일본이 전란(임진왜란)을 일으키자 좌의정으로서 병조판서를 겸했고, 도체찰사(都體察使)로서 군무(軍務)를 총괄했다. 영의정으로 제수돼 조선 조정을 총지휘하며, 열세이던 전세를 뒤집어 전란을 극복하는 데 공을 세웠다. 전란 후 안동으로 내려가 왜란으로 겪은 후회와 교훈을 후세에 남기기 위해 《징비록》을 저술했다.
《당장서첩(唐將書帖)》은 임진왜란 당시 구원병으로 조선에 왔던 명나라 장수들이 유성룡(柳成龍)에게 보낸 편지를 모아 첩으로 만든 것이다. 이 편지들은 임진왜란에 직접 참여한 명나라 장수가 구원병의 입장에서 조선의 전쟁을 보고 있다는 것이 새롭다. 우리가 보는 우리의 상황과 타인이 보는 우리의 상황을 상호대조해 점검할 수 있는 자료이다. 각 편지는 모두 친필자료로서 서예사 면에서도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당장시화첩(唐將詩畵帖)》은 명나라 제독 이여송(李如松, 1549~1598)이 부채의 양면에 1수의 시와 그림을 그려 유성룡에게 선물한 것이다. 당시 이여송이 안주(安州)에 이르자, 유성룡이 평양 지도를 꺼내 적의 형세와 군사들의 진입로를 설명해 주는 등 각별한 관계에 있었는데 이에 기쁜 마음으로 화첩을 지어 보낸 것이다.
《당장서첩(唐將書帖)》과 《당장시화첩(唐將詩畵帖)》은 현재 안동국학진흥원에 소장된 자료로, 처음에는 ‘안동류씨문서(安東柳氏文書)’라는 이름으로, 1963년 1월 21일에 보물 160호로 지정됐다가 1990년에 ‘류성룡종가문적(柳成龍宗家文籍)’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류성룡종가문적’은 임진왜란 당시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이 직접 기록한 임진왜란 관련 문건과 수집한 각종 사료들이다. ‘류성룡, 전란을 헤치며’는 그 중 《당장서첩(唐將書帖)》(보물160-9호)과 《당장시화첩(唐將詩畵帖)》(보물160-8호)을 대상으로 탈초·국역한 책이다.
옮긴이 박상수(朴相水) 한학자는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국사편찬위원회, 온지서당, 중국 어언문화대학교 등에서 한문과 고문서, 초서와 중국어를 공부했고, 단국대학교 한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소 전문위원, 단국대학교 강사, 한국한문학회 출판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전통문화연구회, 고전번역연구소, 국사편찬위원회, 구초회에서 한문 번역과 탈초·강의를 하고 있다.
번역서와 탈초 자료로, 《간찰簡札 선비의 일상》, 《고시문집古詩文集》, 《구소수간歐蘇手簡》, 《다천유고茶泉遺稿》, 《동국명현유묵東國名賢遺墨》, 《동작금석문집銅雀金石文集》, 《미국 와이즈만 미술관 한국 문화재 도록》, 《방산유고芳山遺稿》, 《붓 끝에 담긴 향기香氣》, 《사문수간師門手簡》, 《사상세고沙上世稿》, 《서포일기西浦日記》, 《습재집習齋集》, 《신식新式 비문척독備門尺牘》, 《아언각비雅言覺非》, 《오가보첩吾家寶帖》, 《왕양명 집안 편지》, 《율곡 친필 격몽요결》, 《조선말 사대부 27인의 편지, 우경 안정구 선생 간찰집》, 《주자, 스승 이통과 학문을 논하다》, 《중국의 음식디미방》, 《초간독草簡牘》, 《퇴계 편지 백 편》, 《한문독해첩경-문학편》, 《한문독해첩경-사학편》, 《한문독해첩경-철학편》, 《항전척독杭傳尺牘》, 《허균척독許筠尺牘》 외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