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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상주시 사벌국면 행정복지센터)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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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 오전 7시부터 상주시 사벌국면 문화복지센터 앞마당에 세워진 이동세탁 차량에서 세탁기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앞마당에는 독거 어르신, 장애인, 청소년 1인 가정 등 취약계층 가정에서 모아온 묵은 빨랫감이 한가득 모여 있다. 대부분 손빨래가 어려운 이불들이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거쳐 묵은 때를 깨끗이 벗은 이불들이 빨랫줄에 널려 햇살을 맞을 때 봉사자들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번진다.
오후 4시를 넘기고서야 빨래가 마무리된다. 뽀송하게 말려진 이불은 비닐포장으로 말끔히 단장돼 취약계층 가정으로 다시 전달된다.
상주시 24개 읍면동에 2020년부터 1년에 2회 이동세탁 차량이 마을을 방문한다. 한번 방문에 평균 25가구 내외의 세탁물을 소화해 연간 약 1,200여 가구에 깨끗한 세탁물을 전달하고 있다.
대한적십자봉사회 상주시협의회가 지역특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행복한 빨래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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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상주시 사벌국면 행정복지센터)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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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는 대부분 단독가구인데 취약계층일수록 이웃과의 교류가 부족하고 환경 위생도 열악한 게 현실이었습니다. 세탁을 제대로 하지 못해 냄새가 나는 이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 세탁 봉사를 통해 위생 개선과 더불어 소통과 나눔의 봉사를 생각했습니다.”
‘행복한 빨래터’를 처음 기획한 정영주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상주시협의회 고문의 말이다.
“그전에 냄새가 많이 났었는데... 하시며, 울먹이며 연신 고맙다며 제 손을 꼭 잡을실 때... 그때의 어르신 얼굴 표정을 잊지 못합니다. 봉사의 보람이 큰 기쁨으로 돌아오고 오히려 도움을 받는 것은 저라는 생각을 했죠. 손주 같은 청소년들이 저를 ‘엄마’라고 부르기도 해요.”
외서면 적십자봉사회 노성자(70) 씨의 경험담이다. 노 씨는 1997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해 올해로 18년차이다. 외서면 33명의 적십자봉사회원들은 바쁜 농사일 중에도 봉사활동이라면 모두가 팔을 걷어 붙인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는다.
정영주 고문은 경북에서 상주시에 봉사자(1,100여 명)가 가장 많다고 했다. 경북지역 봉사자는 5,400여 명으로 상주시가 전체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어르신들을 위한 찾아가는 행복프로그램, 밥차를 이용한 급식봉사, 고립된 취약계층을 위한 정서지원 등 지역의 그늘을 찾아 다양한 활동으로 이들의 햇살을 곳곳에 비추고 있다.
2021년에는 학교 RCY 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청소년을 위해 상주지역 청소년적십자(RCY)단을 창단해 나눔, 배려, 협동을 실천하며 사회에 헌신하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을 지원하고 있다.
'행복한 빨래터'는 상주시 적십자봉사회의 지역특화사업이다. 상주시에 복지의 햇살이 따사로운 이유다.